스페셜티 커피가 발전한 도시의 특징을 정리해 봤습니다.
인종 다양성
인종이 다양하면 문화가 섞여 스페셜티 커피가 잘 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미국 지역별 인종 분포도와 스페셜티 커피 회사의 위치를 비교해 봤다. 인종이 다양한 지역에 스페셜티 커피 회사가 많을 줄 알았지만 딱 떨어지지 않았다. 미국 중남부에는 멕시코에서 넘어온 히스패닉이 많다. 다양한 인종이 있는데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회사는 없었다. 인종이 다양성과 스페셜티 커피의 관련성은 생각보다 적었다. 성소수자 *LGBT 레즈비언, 게이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약어 LGBT 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관련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아진다.
스페셜티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허들이다.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허들이 아니다. 스타벅스 리저브도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산미를 강조하지는 않는다. 쓴맛이 나기도 할 만큼 배전도가 높다. 낮은 배전도로 로스팅 하면 훨씬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사람들에게 높은 허들을 준다. 스페셜티 커피를 하려면 기존 커피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인식을 밀어내고 극복하면서 내놔야 한다. 즉 아직 많은 사람들이 커피가 시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스타벅스는 대중적이 브랜드다. 큰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게 하고, 매출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내 삶에 없었던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려면 익숙하지 않은 문화를 좋다고 받아들이거나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첫 번째 실마리가 나온다. 내 주변, 내 동네에 동성애자가 많다고 가정해 보자. 나는 당연히 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이 동네에서 살아남으려면 저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니면 내가 떠나야 한다. 그런 문화가 익숙하게 퍼져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문화에도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인종보다는 완전히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관점으로 바라봤다.
도로가 도시를 잠식한다.
이 부분은 스페셜티 커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도시 실험을 했다. 특정 블록에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실험이었다.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차들은 시속 10km 이하로 만 움직일 수 있었다. 실험 결과, 도시 대기 오염과 소음이 줄었다. 특이한 점은 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자동차가 없으면 안 되는 도시가 많다. 도시 대부분이 도로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걸어 다닐 공간이 별로 없다. 소비율을 떨어트린다.
도시가 얼마나 걷기 좋게 되어있는 구조가 소비율에 영향을 미친다. 스페셜티 커피가 잘 되는 도시들은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사람이 걷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LA는 인종과 음식 문화가 다양한 지역이다. LGBT 비율도 낮지 않다. 당연히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회사가 많이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LA는 자동차가 없으면 다니기 어려운 지역이다. 교통체증이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고 대중교통도 발달하지 않았다.
스페셜티 커피가 발전한 도시들
샌프란시스코에는 리츄얼과 블루 보틀같이 제법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회사가 많다. 스페셜티 커피 회사는 아니지만 타르틴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트램과 대중교통이 발달했고 대부분 사람들이 걸어 다닌다. 포틀랜드의 인구는 약 80만 명. 인종 다양성은 낮은 편이지만 LGBT 비율이 높다. 스텀 타운, 하트 커피 등 포틀랜드 베이스 스페셜티 커피 회사가 많다. 포틀랜드는 자전거와 걷는 사람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걷기 좋은 도시다. 미국은 아니지만 호주 멜번. 호주는 인구 자체가 많지 않다.
멜번 인구는 400만 명 정도. 서울 인구 1000만에 비교하면 적은 인구지만 대부분 카페에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워킹홀리데이로 인종이 다양하다. LGBT 비율도 낮지 않다. 도심에 무료 트램 존이 있다. 걷기 좋은 도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멜번에 작은 매장에서 하루 15kg 이상의 원두를 소비한다. 카페가 3시에 닫는데도 말이다. 그렇다고 한 잔의 퀄리티가 엄청 높고 특별히 잘 한다고 하면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는 없다. 호주 카페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이식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인종, LGBT 등 생각했을 때 우리나라의 허들은 호주보다 높다.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진 한 장이라도 더 찍을 수 있게 예쁜 카페가 많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출처: ParkGH 박근하 https://youtu.be/p5R6pILtC2M?si=QsJuoLijPOq1CkhU